‘사랑·진실·인간’이라는 사시와 함께 1988년 12월10일 출범한 국민일보가 명실공히 ‘한국 교회의 신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한국 교회 초교파 목회자들을 중심으로 21일 국민문화재단 이사회가 구성돼 국민일보 운영을 맡게 됐다.
국민일보는 그동안 일부 교단이나 교회로부터 ‘순복음 신문’이라는 오해를 받아왔으나,국민문화재단이 국민일보를 총괄함에 따라 한국 교회를 위한,한국 교회의 신문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이에 한국 교회 중진 목회자들로부터 새로운 출발의 의미와 국민일보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참석자 :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박종화 목사(경동교회), 최희범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총무) ,
*사 회 : 임한창 부국장(국민일보)
사회자 = 국민일보는 지난 18년 동안 한국 교회 대변지로서의 사명을 묵묵히 감당해 왔습니다. 교회재산에 대한 세금부과 금지,고속도로 휴게소에서의 술판매 금지,점성촌의 관광지화 반대 등이 그것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전히 ‘순복음 신문’이라는 곱잖은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국민일보를 운영할 국민문화재단 출범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김삼환 목사 = 지금은 문화의 시대입니다.
세상엔 좋은 문화도 있고 나쁜 문화도 있어요.
국민일보는 좋은 문화를 발전시키는 신문이 돼야 합니다.
요즘 거실의 문화를 보십시오.
불륜과 탈선과 폭력 문화가 전파를 타고 안방에 버젓이 침투했습니다.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깨끗한 언론만이 감시기능을 할 수 있어요.
국민일보는 지금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지원을 받아 운영해 왔습니다.
사실 국민일보는 한국 교회가 함께 지고가야 할 신문입니다. 국민문화재단 출범은 곧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국민일보를 한국 교회에 겸허하게 내어놓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일보는 건전한 문화를 선도할 사명을 가져야 합니다.
박종화 목사 = 국민일보는 가장 깨끗한 신문입니다.
술·담배·무속광고가 없는 유일한 신문입니다.
그러나 문화재단으로의 출범은 더 많은 책임과 사명을 요구합니다.
뉴스 매체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하면서,한편으로는 교회 대변지로서의 사명을 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적할 것은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묵묵히 제 길을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호랑이의 날카로운 눈과,황소의 듬직한 걸음에서 해법을 찾습니다.
국민일보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를 견지해야 합니다.
최희범 목사 = 언론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과 계도의 기능을 함께 갖습니다.
‘사랑·진실·인간’이라는 사시는 재단법인으로 전환하는 국민일보의 그것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좀 낭만적이고 소극적인 느낌이 들어요.
복음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아야 합니다.
국민문화재단 발족과 발맞추어 전체적인 지면도 달라져야 합니다.
일단은 디자인의 대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릇이 좋으면,음식도 훨씬 고급스러워 보이는 법입니다.
사회자 = 국민일보의 문화재단 선언은 한국 교회를 향한 일종의 ‘내려놓음’입니다.
이제는 사회와 교회를 향한 광야의 소리를 발하는 일에도 소홀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박목사 = 순복음의 이미지를 벗고 범교회적 신문으로 나아가기 위해 새로운 단장이 필요합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이미 씨앗은 뿌렸고요,이제 한국 교회가 물을 주고 꽃을 피워야 합니다.
국민일보는 보수와 진보의 목소리를 모두 반영해야 합니다.
진보와 보수는 새의 두 날개와 같습니다.
양 날개가 균형을 이뤄야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배타성을 버리고 생산적인 합의점을 찾아내는 역할을 해주기 바랍니다.
교회를 지키는 일에는 단호해야 합니다.
국민일보는 기업이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 운영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때로는 거침없는 채찍도 휘둘러야 합니다.
김목사 = 여의도순복음교회가 국민일보를 창간해 18년 동안 운영해오면서 많은 돈을 지원했습니다.
지금까지 국민일보는 주식회사 형태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것이 자칫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의 모습으로 비쳐질 오해의 소지가 없지 않았지요.
결국 일부 교파나 교회가 소극적 내지 부정적 시각으로 국민일보를 바라보고 장벽을 쌓음으로써 문서선교가 원활하지 못한 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적자 경영 속에서도 기독교 정신과 문화에 위배되는 술,담배,점술,060 광고 등은 일체 하지 않은 것은 인정해줘야 합니다.
이제 문화재단에 속함으로써 더욱 힘 있는 신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민일보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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